무역 외환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3월 21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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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무역수지 적자가 3개월간 계속되면서 달러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화물선이 접안해 있는 부산신항ⓒ연합뉴스

본 논문에서는 무역부문이 외환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고, 외환위기 이후 대외부문의 변화를 무역구조에 초점을 맞춰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는 무역부문이 외환위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1996년 반도체의 가격하락, 교역조건의 악화, 엔화의 약세 등이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외환위기를 초래할 만큼의 파괴력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의 무역구조변화에 있어서는 구조변화가 향후 외환위기의 가능성을 심각하게 높이지는 않았다고 판단된다. 외환위기 이후 대외부문의 큰 변화 중에는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의 흑자로의 전환, 광물자원 가격 상승으로 인한 지속적인 교역조건 악화, 중국에 대한 교역비중 확대, 원엔환율이 한국의 무역수지에 주는 영향의 약화 등이라고 할 수 있다.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investigate the effects that the trade sector had on the currency crisis, and to analyze the changes in the trade structure after the crisis. This paper shows that the trade sector did not have a decisive effect on the currency crisis. The drop of semiconductor prices, the deterioration of the terms of trade, and the depreciation of the Japanese yen in 1996, had a negative effect on the Korean economy, but the effect was not so strong as to provoke a currency crisis. The changes in trade structure after the currency crisis did not significantly increase the risk of another currency crisis. The main changes analyzed were those in current accounts, terms of trade, China’s share in Korea’s trade and the influence of the won-yen exchange rate.

무역 외환

외환전문역 1종 및 2종 자격시험 수험서를 집필한 저자로서,

외환전문역(1종 및 2종), 국제무역사, 무역관리사(국제무역사 2급), 외환관리사, 무역영어(1급 및 2급) 등의 자격 취득과 그 효용에 대해 한번 쯤은 정리를 해 드리는게 좋을 듯 합니다. 왜냐하면, 젊은이들(특히, 대학생)이 소위 '스펙'을 쌓기 위해 전전긍긍하며 수험서 구입, 학원비, 응시료 등으로 비용을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이러한 자격 취득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제가 드리는 말씀이 100% 맞는 건 아닐겁니다만, 고민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외환전문역 자격은, 은행들이 은행원들에게 취득하기를 희망하는 자격입니다. 외국환은행(모든 은행이 다 여기에 해당됩니다)은 외화환전, 외화송금, 수출입 실무, 자본거래 등과 관련된 '외국환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이러한 업무를 통해 적지않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수출입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원화 대출 및 원화 예금거래 뿐 아니라 수출입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수출입업무 등 외국환업무에 관한 수요를 동시에 충족시켜 주어야 하기 때문에, 각 은행들은 자행 직원들이 원화관련 일반 여수신 업무에 더해 외국환업무에도 능통하도록 교육하고 양성해야 할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은행들의 요청에 의해 한국금융연수원이 '외환전문역'이라는 자격시험을 주관하여 실시하고 있고, 각행은 직원들로 하여금 이러한 자격을 취득토록 지원함으로써 (합격자에게는 소정의 장려금을 지급하기도 함) 추후 외국환업무에 투입할 자원(예비인력)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외환담당 창구 이외의 창구에서도 (예컨데, 온라인 창구) 환전, 외화송금, 외화예금 등의 실무를 취급할 수 있도록 기본지식을 공부하는 자격시험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외국환 관계법령' 과목이 포함되지만 어찌보면 환전, 외화송금, 외화예금 등에 관한 단순한 것만 공부해도 외화전문역 1종 시험을 합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환리스크 관리'는 외환거래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지만, 거래금액이 큰 '자본거래'나 '수출입 결제'가 아니라면 그리 관심을 가질만한 과목은 아닙니다. (기러기 아빠들도 환율에 관해 관심이 많지만 '환리스크 관리'를 해야할 만한 금액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수출입 실무능력을 측정하는 외환전문역 2종 자격시험에 어울리는 과목인데. 외환전문역 1종의 시험과목 수를 조정하다보니 그리 된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고려하면, 외환전문역 1종은 '외환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일반 창구의 은행원들이 봐야하는 자격시험입니다. 대학생들이 스펙을 쌓기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취득할 자격과는 좀 거리가 있으며 입행 후에 관심을 가지는 게 바람직 하다고 생각합니다.

은행에서 수출입업무(신용장 개설, Nego.), 무역금융 등을 취급해야 하는 은행원들을 육성해내기 위한 자격시험 입니다. 수출입업무에 관한 시험이지만, 주로 은행에서 행하는 '결제'와 관련된 것이라는 겁니다. 수출입업무는 신용장업무 등과 같이 영어로 씌여진 서류들이 다뤄지기 때문에 약간의 영어실력이 요청됩니다. 따라서, 신용장통일규칙 등과 같은 국제무역규칙은 시험문제가 영어로 출제됩니다. 정리하자면, 외환전문역 2종 자격시험은 수출입업무를 담당할 예비인력(은행원)을 양성하기 위한 시험이며 대학생들이 스펙을 쌓기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할 자격시험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국제무역사는, 수출입기업에 근무하며 무역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려는 자들이 취득하면 좋을 자격입니다. 외환전문역이 은행원에게 요청되는 (예컨데, 신용장을 중심으로 한 '결제업무') 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면, 국제무역사는 무역계약, 운송, 보험, 관세 등에 관한 공부가 필요한 시험입니다. (물론, 여기서도 신용장 등에 관한 공부를 합니다만 외환전문역에서만큼 깊게 다뤄지진 않습니다) 국제무역사 시험에서는 '무역영어 1급' 수준의 영어시험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대학생이라면 도전해 볼만한 시험이 국제무역사 입니다. 수출입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국제무역사 자격이 있는 자하고 없는 자하고는 큰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은행원들도 이 자격증을 취득하면 좋겠지요. 그러나, 은행에서 외국환업무를 담당하기 위해서는 외환전문역 자격이 더 도움이 될겁니다. 난도로 따지자면 국제무역사 자격이 외환전문역 자격보다 더 높다고 생각됩니다.

무역관리사(국제무역사 2급)는, 국제무역사보다 난도가 낮아서 수출입업무 기초실력을 묻는 자격시험입니다. 그러나, 무역과 전혀 관계가 없는 전공 학과 출신이라든가 특성화고교생들에게는 이 정도의 기초실력 (관련 용어에 대해 아는 것만도 큰 힘이기 때문에)도 아주 유용한 것인바, 무역회사에서 직원을 채용할 시 당연히 큰 가점요인이 됩니다. 국제무역사 자격시험에 합격할 자신이 없는 분들은 (특히, 영어 때문에. ) 무역관리사 자격이라도 취득해 두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외환관리사는, '환 리스크 관리'에 촛점이 맞춰져 있는 자격시험 입니다. 환율, 외환시장, 파생금융상품 등에 관해 지식을 갖춰야 합격할 수 있는데 은행원들이 많이 공부하고 취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은행원들도 선뜻 도전하기를 꺼리는 실정입니다. 대학에서 이러한 과목을 배웠다면 실력을 테스트 해볼겸 도전을 권하고 싶지만, 이것 역시 스펙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도전하기에는 돈 (특히, 필수적으로 실무연수를 받아야 자격증을 주는데 비용이 80만원 정도 소요됩니다. 외환딜러 출신인 저도 예외없이 수강해야 합니다)과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할 겁니다. (사실, 별 내용도 아닌데 대체로 어려워들 합니다) 외환관리사 자격을 취득하면 은행에서 외환딜러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하시던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절대 현혹되시면 안됩니다. 이 자격 또한 각 은행들이 직원들의 외환업무 취급능력 향상을 위해 취득해 주길 바라는 자격입니다. (특정 은행은 이 자격시험을 무척 강조하며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 아주 잘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환율 우대해주고 수수료 깍아주며 수출입 고객을 확보하기에는 부족합니다. 환리스크 관리에 관해서도 조언하고 헤징수요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역영어 1급 및 2급은, 일반적인 비즈니스 영어 (메일, 전화) 및 무역관련 영어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인데 지문도 크고 시간이 충분치 않을만큼 서둘러서 풀어내야 합니다. 특이한 것은, 무역과 관련된 주요사항은 별도로 한글로 시험을 봅니다. (웃깁니다. 영어시험을 막 보다가 갑자기 한글문제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영어라는게 시간을 두고 공부를 해두어야 하는 것이지요. 특별히 별도로 공부한다는 건 좀 웬지. (물론, 무역 관련 '용어'에 익숙해져야 하지만) 무역영어 자격증을 취득하면 무역회사에 입사할 때 분명 도움이 될겁니다. 그러나, 토익 등에 의해서도 영어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으므로, 토익 성적이 있다면 국제무역사를 추가로 취득함이 더 좋습니다. 여기서 하나 더 말씀드릴 것은 국제무역사를 합격할 정도면 무역영어 자격도 무난히 취득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1급이냐 2급이냐는 차이는 있겠지요. )

외환전문역 1종의 '환리스크 관리'과목을 공부하면 외환관리사 시험을 볼 때 '쪼금' 도움이 됩니다.

외환전문역 2종을 열심히 공부하신 분은 국제무역사 공부를 할 때 '대금결제'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만, 그외 운송, 관세, 보험, 계약 등에 관해서는 더 공부하셔야 하고, 적정한 영어실력을 갖춰야 합니다.

무역영어 1급에 합격할 실력이면 국제무역사 시험에 나오는 영어시험은 전혀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외환전문역 2종을 열심히 공부하신 분이면 국제무역사 시험에 나오는 '한글 문제'는 잘 풀어내실 수 있습니다.

은행원들은 외환전문역 1종, 외환전문역 2종, 외환관리사를 우선 취득하시고, 그 후에 국제무역사와 무역영어 1급을 도전하십시요.

대학생들은 국제무역사 와 무역영어 1급을 동시에 도전하십시요. 향후 취업(특히, 수출입기업)할 때 큰 도움이 될겁니다. 외환전문역이나 외환관리사 자격취득을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 후회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유사한(?) 자격시험들에 관해 잘 정리가 되셨기를 희망합니다.

참고로, 저는 1957년생으로서 은행을 퇴직하였으며, 외환관리사, 국제무역사, 무역영어 1급 자격을 2012년 10월부터 12월사이에 다 취득했습니다. 그 기간에 TOEIC 시험도 봤습니다. 이들 자격증은 그만큼 연관성이 많다는 것을 뜻합니다 ㅡㅎ

외환관리사, 국제무역사, 경영지도사, 원산지관리사, 신용상담사, MBA (Thunderbird), 썬더버드 컨설팅 대표 (前) KB국민은행 (외환딜러/코레스 팀장/지점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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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기별 외환정책

「대외무역규칙」, 1946.1
「외국과의 무역통제」, 1946.7
「외국환예치증제도」, 1948.2
「대외무역거래 및 외국환 취급규칙」, 1949.6
「한국은행법」, 1950.5
「무역법」, 1957.12.13
「무역법 시행령」, 1958.3.18
「무역위원회 규정」, 무역 외환 1958.3.18
「외국환관리법」, 1961.12.31
「단일변동환율제도」, 1964.5.3
「외국환관리규정」, 1964.11.27
「복수통화바스켓제도」, 1980.2
「외화도입법」, 1983.12.31
「시장평균환율제도」, 1990.3.2
「자유변동환율 제도」, 1997.12.16
「외국환거래법」, 1998.9.16(제정), 1999.4.1(발효)
「외환시장 중장기 발전방향」, 2002.4
「외환자유화 추진방안」, 2006.5

1945년부터 1950년대까지 15년 동안의 기간은 한국의 외환관리 모색기라고 볼 수 있다. 1945년부터 1948년까지 3년 동안에는 해방과 더불어 한국에 들어선 미국 군정청이 군정법령을 공포하여 외환을 관리하였고 1948년 8월 15일 수립된 한국정부는 한미 간에 체결된 제반 협정과 대통령령 및 관계법령을 통하여 외환관리제도를 모색하였다.

한국의 외환관리제도는 관련 법규의 효시라 할 수 있는 군정법령 제39호 「대외무역규칙」이 1946년 1월 제정되고, 이어 군정법령 제93호 「외국과의 무역통제」가 제정되어 부족한 외환의 효율적 사용에 중점을 두고 모든 무역과 외환거래에 대하여 엄격한 면허제를 실시하면서 시작되었다. 초기 외환관리는 해방 후인 1948년 2월에 도입된 외국환예치증제도, 1950년 6월에 전면적으로 입법화된 외국환예치집중제도 등에 의하여 시행되었다. 해방 이후 6.25 전쟁을 거치면서 부족한 외환확보와 효율적 사용을 도모하기 목적으로 외환 거래와 보유를 엄격히 제한하였다.

그 후 민간무역과 외환거래가 점차 활발해짐에 따라 보다 현실에 부합되는 외환정책을 수립하고자 1949년 6월 대통령령 제132호로 「대외무역거래 및 외국환 취급규칙」을 제정하였다. 이 규칙에 따라 대외무역에 의해 취득한 외환을 조선환금은행에 예치하고, 외환매입은 사전 수입허가나 외환매입 허가를 받은 자로 국한하는 외국환예치집중제도를 도입하였다. 1950년 5월 제정된 법률 제138호 「한국은행법」의 시행을 계기로 한국은행이 일체의 외환업무를 조선환금은행으로부터 승계받아 한국의 대외결제준비금을 관리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한편 유일한 외국환은행으로서 일반 외환관련 업무도 담당하였다.

1957년 12월 13일 정부수립 후 처음으로 대외무역의 기본법인 「무역법」이 제정 공포되었고 이어 1958년 3월 18일 「무역법시행령」 및 「무역위원회규정」이 각각 공포됨에 따라 그 동안 잡다한 미군정법령, 상공부령 등에 따라 운영되어 오던 무역행정이 정비되기 시작했으며 외환관리체제도 정비되기 시작하였다.

1960년대 들어서 경제개발계획 실행에 필요한 외환을 확보하기 위하여 외환의 지급에 있어서 원칙규제․예외허용(positive list system)을 엄격히 적용하였다. 제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의 착수와 함께 수출증대로 외화획득이 늘어나면서 복잡다기한 법률, 고시, 규정을 통합하여 1961년 12월 「외국환관리법」을 제정하였다. 이에 따라 과거 외환지급을 중점적으로 관리하던 체제를 외화 획득과 사용을 관리하는 체제로 전환하였고, 모든 외국환을 한국은행에 매각하도록 하는 외국환매각집중제도를 시행하였다. 이와 더불어 한국은행만 취급하였던 외환업무는 1962년 4월 5개의 시중은행이 정부승인을 얻어 을종 외국환업무를 개시하였으며, 1967년 1월 한국외환은행이 설립되었다. 1964년 5월 3일에는 해방 이후 약 20년 동안 시행되어 온 복수환율제도를 폐지하고 단일변동환율제도를 시행하였다. 이 단일변동환율제도의 원활한 시행을 위하여 1964년 1월 27일 재무부 고시 「외국환관리규정」이 공포되었다. 이후 본 규정은 대외경제활동의 확대 등 제반 여건의 변동에 대응하기 위하여 1965년~1968년 동안 수차례 대폭적으로 개정되었다. 따라서 외국환관리규정은 점차 통일된 단일 외국환관리 법규체제를 갖추기 시작하였다.

1973년 제1차 유가파동과 국제 원자재가격 폭등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급증함에 따라 1970년대 초반의 외환관리는 불요불급한 수입을 억제하고 외화자금을 최대한 확보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이에 따라 외국환은행의 외화예금 유치와 차관도입을 촉진하고 수출선수금 영수의 허용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수입억제를 위해 수입담보금제도를 강화하였다. 이러한 외환규제 강화조치와 함께 1974년 하반기 이후 1976년 초까지의 어려웠던 외환사정을 극복하였으며 1976년 하반기 이후에는 중동지역 해외건설 수주 증가와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증대로 국제수지가 급격히 개선되었다. 이러한 국제수지 개선과 세계적인 무역자유화 추세에 맞추어 수입자유화 조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해외여행경비의 지급한도를 늘리는 등 외환관리를 완화하기 시작하였다.

1977년에도 수차에 걸친 「외국환관리규정」의 개정을 통하여 외환자유화가 추진되었다. 1978년에도 외환사정이 전년에 이어 호조를 보임에 따라 외국환은행업무의 확대 및 자율화, 외환거래담보금제도의 개편, 외국환집중관리의 완화, 선물환제도의 개선 등을 통하여 외환자유화가 진전되었다.

1979년에 이르러 국제수지의 적자규모가 확대되어 외환사정이 악화됨에 따라 이에 대처하기 위하여 외화자금조달을 확대시키고, 외화자금 유용을 방지하며, 외환관리 업무를 효율화하는데 필요한 시책이 시행되었다.

1980년대 들어서 한국의 외환관리제도는 외환수급 사정에 따라 그 내용이 다소 바뀌기도 하였으나 기조적으로 무역 및 자본거래 자유화 추세에 부응해 민간부문의 자율결정권을 높이는 방향으로 꾸준히 자유화되어 왔다. 국가 간의 무역과 투자, 그리고 자본거래가 증가하면서 제반 외환관리제도를 자유화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특히 1980년대 중반 이후에는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되어 해외로부터의 자금유입이 증가함에 따라 해외여행경비 등 경상적인 외환지급과 해외직접투자 등 자본거래와 관련된 외환의 유출에 대한 제한도 완화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1988년 11월에는 경상지급에 대한 제한 철폐 의무를 지니는 IMF 8조국으로 이행함으로써 경상거래 자유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와 더불어 1980년대 후반부터 제한적인 범위에서 외환자유화가 추진되기 시작하였다. 1980년대 들어서 무역규모 확대 및 세계경제의 개방압력 증대 등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980년 2월 환율제도를 종전의 고정환율제도에서 주요국 통화시세에 연동시키는 복수통화바스켓제도로 변경하였고, 1984년에는 외국투자 전용펀드를 통한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를 허용하는 등 제한된 범위에서 국내 자본시장을 처음으로 개방하기 시작하였다.

1990년대에는 냉전체제 종식 등에 따른 세계경제질서의 변화와 금융의 범세계화 추세에 부응하여 선진국으로부터의 대외개방 요구를 수용하는 한편, 국내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외환자유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1992년 1월에는 외국인이 국내 상장주식을 직접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고, 9월에는 「외국환관리법」 개정을 통하여 경상 거래에 대한 규제를 종전의 원칙규제․예외허용(positive list system)에서 원칙자유․예외규제(negative list system)로 개편하였다. 그리고 1994년 12월에는 「외환제도 개혁계획」을 발표하고 이에 따라 외환 및 자본자유화를 추진해 1996년 12월 OECD 가입이 허용되었다.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에는 외환자유화가 더욱 급속히 진전되어 1997년 12월 환율의 일일 변동 제한폭을 폐지하고 자유변동환율제도로 이행하였으며, 1998년 7월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를 완전 자유화하였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6월에는 외환거래를 2단계에 걸쳐 전면 자유화하는 계획을 발표하였고, 1999년 4월에는 기존의 「외국환관리법」을 개정하여 「외국환거래법」을 발효하였다. 이 「외국환거래법」은 자유로운 외환거래 및 대외거래를 보장하고 시장기능을 활성화함으로써 대외거래의 원활화, 국제수지의 균형 및 통화가치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이로써 외환거래에 대한 사전규제보다는 사후보고와 건전성 감독 등 사후관리에 중점을 둔 외환관리체계를 구축할 기반이 마련되었다.

「외국환거래법」 시행과 함께 1999년 4월 실시된 「제1단계 외환자유화 조치」에서는 기업 및 외국환은행의 대외영업활동과 관련된 외환거래의 대부분을 자유화하였다. 자본거래에 대한 규제도 원칙규제․예외허용 체계에서 원칙자유․예외규제 체계로 개편하였으며, 이와 함께 자유화에 따른 외환의 급격한 유출입 등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여 가변예치의무(VDR: variable deposit requirement) 제도를 도입하여 안전장치(safe guard)를 운용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2001년 1월 「제2단계 외환자유화 조치」에서는 외환송금한도를 폐지하는 등 주로 개인의 외환거래를 자유화하였다. 한편, 2002년 4월에는 한국을 동아시아 국제금융의 중추(financial hub)로 육성하기 위해 일부 남아 있는 외환규제를 2011년까지 3단계로 나누어 완전 자유화하는 「외환시장 중장기 발전방향」을 발표하였다. 이후 2006년 5윌 기존의 자유화 일정을 앞당겨 2009년까지 완료하기로 하는 「외환자유화 추진방안」을 발표하여 시행중이다.

김영생 《외국환관리법》,1989
신현종 《한국무역론》 박영사, 1997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제정책 40년사》, 1986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감》, 각년도
한국무역협회 《한국무역사》, 2006
한국은행 《한국의 외환관리》,1981

수출 증대·무역 흑자 유지해야 외환위기 재발 막아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전 한국경제학회장

자본자유화가 진전된 1990년대 이후 미국이 금리를 큰 폭으로 높일 때마다 세계는 자본유출과 경기침체, 그리고 금융부실로 위기를 겪었다. 한국경제 또한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자본유출로 환율이 급등하는 미니 외환위기를 경험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5월 인플레이션이 8.6%로 높게 지속하자 금리를 거듭 큰 폭으로 높였다. 연준은 5월엔 22년 만에 최대폭인 0.5%포인트(빅스텝) 올린 데 이어, 6월에는 28년 만에 0.75%포인트(자이언트 스텝) 인상했다. 이로써 이미 1.50~1.75%까지 상승한 미 연준 금리는 올해 말 3.4%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와 달리 반도체 경쟁력이 높고 외화보유액도 4500억 달러 가지고 있는 등 펀더멘털이 튼튼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있지만, 미 금리 인상 충격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 먼저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늘어나 있고 부동산 버블 또한 생성돼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4%로 세계 주요국 중에서 가장 높다. 여기에 최근 주택가격 급등으로 부동산 버블이 일고 있으며 인플레이션도 당분간 5%대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이 금리를 큰 폭으로 높일 경우 가계부채 부실은 물론 부동산 버블 붕괴로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불안정해질까 우려된다. 과거 사례를 봐도 미국이 단기간에 금리를 3%포인트 이상 높인 경우 한국은 예외 없이 위기를 겪었다.

중·일의 근린 궁핍화 정책도 위협적

김정식의 이코노믹스

무역수지 악화도 문제다. 한국경제가 위기에 노출된 배경은 미국 금리 인상에도 있지만, 무역수지가 악화하면서 신인도 하락으로 자본유출이 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유를 전량 수입하고 있는 한국경제는 국제원유 가격이 높아질 경우 구조적으로 무역수지가 악화한다. 2008년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무역수지는 적자로 전환되고 있다. 또 중국의 코로나 확산으로 성장률이 둔화할 경우 중국에 대한 수출이 감소할 것이 예상된다. 이번에 미국과의 경제안보동맹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로 대중국 수출이 영향을 받을 경우 무역적자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재정적자에 무역적자까지 쌍둥이 적자가 지속할 경우 성장률은 둔화하고 신인도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과 중국의 근린 궁핍화 정책도 무역적자를 확대할 수 있다. 과거에도 미국 금리 인상 시기에 일본과 중국은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대응해 왔다. 환율을 높여 수출을 늘려서 무역수지를 흑자로 유지하면서 경기침체를 피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이러한 전략적 통화정책은 미국이 외환시장 개입으로 환율을 조작하는 중상주의 전략을 강력히 규제하면서 더욱 중요해졌다. 물가상승률이 낮은 일본과 자본자유화를 하지 않은 중국은 미국 금리 인상 시기에 미국이 간섭할 수 없는 국내 통화정책으로 환율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구로다 하루히코(무역 외환 黒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언급했으며 중국 인민은행 역시 지급준비율을 내리고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문제는 일본과 중국의 이러한 저금리·고환율 정책조합이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97년과 2008년에도 일본과 중국은 이러한 전략으로 미국 금리 인상에 성공적으로 대응했고 반면에 한국은 위기를 겪었다. 이번에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도 있다.

정권교체기에 빈발하는 외환위기

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국내 정치여건 또한 불안정하다. 위기는 정권교체기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정권교체기에는 정책운용 체제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 미국 금리 인상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미니 외환위기 모두 정권교체기에 발생했다. 1997년에는 김영삼 정부에서 김대중 정부로 교체되는 시기였으며, 2008년은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정권이 이양되는 해였다. 이번에도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바뀌는 시기에 미국 금리 인상과 한국 무역수지 악화라는 충격을 맞고 있다.

한국 경제가 미국의 금리 인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이 필요할까. 먼저 일본과 중국과 같이 대외적 균형을 중시해야 한다. 거시경제 정책의 목표에는 대내적으로는 물가안정과 경기부양이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무역수지나 경상수지 흑자가 있다. 미 금리 인상에 일본과 중국은 대외적 균형, 즉 수출증대에 의한 무역수지 흑자와 이를 통한 경기부양에 목표를 두고 대응해왔다.

환율 상승 인위적으로 막지 말아야

반면에 한국은 물가안정과 경기부양이라는 대내적 균형에 목표를 두고 금리정책과 환율정책을 운용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도 일본은 미국 금리 인상에 저금리·고환율 정책으로 대응했지만, 한국은 위기 전까지는 저금리·저환율 정책조합으로 대응했다. 이러한 정책으로 한국은 초기에는 수입물가를 낮추고 경기침체도 막을 수 있었지만, 수출이 감소해 무역수지가 더욱 악화하면서 환율이 크게 올라 외환위기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

결국 물가안정과 경기부양, 그리고 자본유출 방지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되었다. 환율을 높일 경우 비록 초기에는 수입물가가 높아질 수 있으나 수출 증대로 무역수지가 개선될 경우 국가신뢰도가 높아져 자본유출을 막을 수 있으며 경기도 부양될 수 있다. 또한 환율안정으로 수입물가도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미국 금리 인상 시기에는 수출 증대와 무역수지 흑자 전환에 초점을 두어 금리정책과 환율정책의 조합을 운용해야 한다.

미국과 무조건 통화스와프 재개해야

일본과 중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원화환율의 상승 폭을 일본 엔화환율 상승 폭과 비슷하게 관리해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원 선에서 크게 하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비록 일본 제조업의 해외생산이 늘어나고 한국의 반도체 수출 비중이 커지면서 엔저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하지만 아직도 한·중·일의 산업구조가 유사하고 수출 또한 경쟁 품목이 많다는 점에서 환율은 수출에서 중요한 정책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정책당국은 일본과 중국의 근린 궁핍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수출경쟁력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

한·미 통화스와프로 외환시장을 안정시킬 필요도 있다. 지난 정부가 경기침체와 부동산 버블 그리고 재정 건전성 악화에도 자본유출로 위기를 겪지 않았던 것은 한·미 통화스와프와 무역수지 흑자 때문이었다. 이번 환율상승이 한국 국내 요인보다 미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로 인한 것이고 다른 통화들도 같이 평가절하되고 있기 때문에 통화스와프가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미국 금리 인상 외에도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 확대가 원화 약세의 또 다른 원인이며 외국인 주식투자 비중이 31%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 정책당국은 국제금융 인적 네트워크를 가동해 지난해 말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가 재개될 수 있도록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외환공급의 안전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의 고금리 정책 선택 또한 중요하다. 한국은행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에도 고금리 정책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고금리 정책으로 자본유출을 막을 수 있으며 외환시장에서 환율을 안정시켜 수입 인플레이션도 낮출 수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어 임금인상-인플레이션의 악순환(wage-inflation spiral)을 막아 수출경쟁력을 높여 경기를 부양할 수 있으며 부동산 가격 또한 안정시킬 수 있다. 고금리 정책으로 물가안정, 경기부양 그리고 자본유출 방지의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물론 고금리 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에 사전적으로 대처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그동안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고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조세정책과 대출규제 정책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금리 인상과 이러한 정책을 동시에 사용될 경우 부동산 버블은 붕괴할 수 있으며 가계부채 또한 부실화될 수 있다. 따라서 금리를 인상할 때는 조세정책과 대출규제는 점진적으로 완화해 부동산가격과 가계부채를 연착륙시켜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을 안정되도록 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 초기에 위기를 겪을 경우 향후 5년 동안 국정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당국의 신중하고 올바른 정책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무역 외환

7월3일 정부는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무역금융을 올해 계획한 261조3000억원에서 약 40조원을 더 늘리기로 했다. 수출 업계 인력난 완화를 위해 현행 주 52시간 제도는 개선하고, 비자 제도도 고쳐 외국인 고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고환율에 따른 수입업체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조3000억원 규모의 수입보험도 공급한다.

대대적인 수출 활성화 방안이 나온 배경은 물론 올 상반기에 발생한 무역적자다. 무역수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5.6% 증가한 3503억 달러, 수입은 26.2% 늘어난 3606억 달러였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0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외환위기 때인 1997년 무역 외환 상반기 무역적자 91억6000만 달러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상반기의 무역적자 64억 달러를 앞질렀다. 월별 기준으로 3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이후 처음이다.

14년 만에 무역수지 적자가 3개월간 계속되면서 달러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화물선이 접안해 있는 부산신항ⓒ연합뉴스

14년 만에 무역수지 적자가 3개월간 계속되면서 달러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화물선이 접안해 있는 부산신항ⓒ연합뉴스

3개월 연속 적자로 위기감 증폭

무역수지 무역 외환 적자는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관련 수입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한동안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 공급망 교란과 인플레이션 가속화에 따라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연간으로도 무역수지는 적자가 될 수 있다. 무역수지가 마지막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이었다.

일부에서는 무역적자로 국내에서 달러가 빠져나가면서 환율이 오르고, 그러면 상승한 환율 때문에 수입물가가 더 오르는 악순환을 우려하기도 한다. 코로나19 충격이 가시면서 2021년 초 달러당 1080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불과 1년 반 만에 1300원을 돌파했다. 달러당 1300원대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무역수지 적자와 환율 급등은 우리에게는 외환위기 악몽을 상기시킨다. 2001년 발생했던 닷컴 버블 붕괴와 9·11 테러 사태,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미국발 금융위기 때도 환율은 모두 1300원을 넘었다. 환율 상승은 자본 유출을 부추기고 자본 유출은 달러 부족으로 이어진다.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의 무역수지 적자와 환율 급등으로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연상하는 것은 무리다. 기축통화가 아닌 데다 중소 개방경제라는 속성 탓에 원화는 대외 변수에 민감하다. 하지만 미국 연준의 긴축 공세나 지정학적 갈등, 나아가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도 현재 국내 외화자금 시장에서 달러 유동성 경색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외평채 CDS 프리미엄은 코로나 충격 직후보다 오히려 낮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역시 7월5일 기준 4382억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며 국내총생산(GDP)의 28%에 달한다. 더구나 순대외금융자산은 외환보유액보다 더 많아 지난 1분기 말 기준 6960억 달러에 이른다.

무역수지만을 지표로 보는 것도 옳지 않다. 무역수지와 경상수지는 다르다. 통관 기준으로 수출과 수입의 차이만을 보는 무역수지가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 소득수지와 이전수지를 모두 합친 개념이 경상수지다. 경상수지 적자는 말 그대로 돈이 그만큼 나라 밖으로 빠져나갔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재 거래 상황을 보면 무역수지에서 적자가 나더라도 경상수지는 흑자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국내 조선 업계는 8년 만에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무역수지에서 계산되지 않는 선박 수출에 따른 선금과 중도금이 반영되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서비스와 본원소득수지도 국내 운송사들의 수입 증가, 내국인의 해외 투자로 인한 배당금 증가 등으로 적자 폭이 축소되거나 흑자 폭이 확대되면서 전체 수지에 보탬이 되고 있다. 무역수지에서 계산되지 않는 중계무역 역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흑자 폭은 줄어들 수 있어도 경상수지가 아예 적자로 돌아서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 버팀목인 반도체도 비상

걱정할 게 없다는 뜻은 아니다. 수출이 둔화 조짐을 보이는 건 확실히 문제다. 수출 증가세는 최근 들어 빠르게 꺾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수출이 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건 2021년 2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수출가격은 꾸준히 하락했음에도 수출금액이 증가한 것은 주로 물량이 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대다수 품목의 수출물량이 작년보다 줄어들고 있다.

수출의 25.3%를 차지하는 중국과의 무역이 흔들리고 있는 점 역시 불안 요소다. 28년 동안 흑자를 기록했던 대중(對中) 무역수지는 지난달 12억14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두 달 연속 적자로 내려앉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수출 대기업들은 올 하반기 수출 증가율이 작년 동기와 비교해 0.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침 우리 경제의 버팀목 구실을 하는 반도체 시장도 좋지 않다. 최근 시장조사기관들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무역 외환 반도체 가격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정보통신기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고 경기 침체를 우려한 클라우드 업체들이 투자를 줄이면서 서버용 반도체 수요도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가격지수는 이미 4월부터 현저히 떨어지는 추세다. 반도체에 비상이 걸리면 한국 경제 전체가 흔들린다.

하지만 아예 달러가 부족했던 외환위기 때와 지금 상황은 다르다. 무역적자 혹은 무역흑자 축소는 크게 보면 국내 저축과 투자 간 불균형 완화라는 차원에서 볼 수도 있다. 1300원의 환율도 세계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인 건 아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대다수 국가의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로 계산해 보면 올해 6월24일까지 통화가치 하락률은 일본(14.6%)이나 영국(9%)이 우리나라(8.4%)보다 높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제환경은 앞으로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위기와 인플레이션을 불러온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끝날지 예측할 수 없고, 미국의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행진이 언제쯤 마무리될지도 예상하기 어렵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무역수지 악화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중국 경제의 침체는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다. 물가 상승은 서민층의 생활을 압박할 것이고, 소비 수요의 감소로 이어진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은 언제나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 정도를 두고 전면적인 위기가 임박했다고 하는 것은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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